'돌파 감염'은 정해진 백신 접종 횟수를 마치고 2주간의 항체 생성기간이 지난 후에도 감염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예컨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사람이 면역이 형성되는 14일이 경과하고 나서도 양성으로 확진되는 사례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돌파 감염은 변이 확산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지표 사례로 여겨지는데, 기존 백신을 우회하는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백신 최종 접종자가 새로운 감염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경우 2021년 4월 26일 기준으로 9500만 명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쳤는데, 돌파 감염 사례가 9245명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예방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이유는 백신의 예방률이 100%로 완벽하지 않기 때문인데, NEJM에 따르면 ‘돌파 감염’이 일어난 2명 모두 경미한 증상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외에서 코로나 19 백신을 맞았는데도 양성 판정을 받는 이른바 '돌파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최근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자꾸 변종을 하는 코로나 19에 기존 백신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돌파 감염(Breakthrough infection)은 정해진 접종 횟수를 다 채우고 2주의 항체 형성 기간이 지난 뒤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를 말합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지난주 같은 행사에 참석했던 한 백악관 관리와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의 수석대변인이 현지 시간 19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20일 보도했습니다. 지난 14일 밤 한 호텔 옥상에서 열린 행사에 참여한 미국 백악관의 관리와 낸시 펠로시 연방하원 의장의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했지만 코로나19에 걸린 '돌파 감염' 사례로, 백신을 맞더라도 바이러스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최근 델타 변이 비중도 83%까지 치솟으며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20일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로셀 웰런스키 국장은 "7월 3일 주 당시 50%가 델타 변이었는데 엄청나게 증가한 수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델타 변이가 불과 2주 만에 지배종으로 올라섰다는 미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분석이 나오자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다시 권고하기 시작했습니다.
백신 접종 모범국인 이스라엘에서는 백신만으로는 델타 변이에 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16일 코로나19 대책 회의에서 “화이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이 당국자들이 희망하는 것보다 약하다”며 “백신이 어느 정도로 도움이 되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델타 변이 예방 효능은) 상당히 약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 4월 미국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 앤서니 파우치도 “ 어떠한 백신도 100% 효과적이지 않다. 백신 효능에 관계없이 돌파감염은 항상 나올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7일 대전의 한 병원에서 첫 집단 돌파 감염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이 병원 누적 확진자 9명 가운데, 지난 5월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친 환자 4명과 간호사 1명 등 5명이 돌파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역 당국은 해당 병원을 동일집단 격리하고 입원환자 50여 명 가운데 18명을 병원 내 1인실로 옮겼고, 나머지 인원은 다른 지역 의료기관 3곳으로 분산시켰습니다.
오늘(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19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돌파 감염 추정 사례는 모두 647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지난 8일 0시 기준으로 집계된 252명보다 395명 많은 것인데 11일 만에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수치입니다. 백신 별로 보면 얀센이 364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화이자 145명, 아스트라제네카(AZ) 138명 순입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모든 백신에서 돌파 감염은 시간 경과에 따라 나타날 수 있으며 이례적인 내용은 아니다"며 "당국은 백신 접종 이후 특이징후 발생을 관찰해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감염병 전문가는 "개인의 면역력에 따라 항원 제공 세포들이 유전자에 반응하는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항체가 형성되는 속도도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며,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등 접종 이후에도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추정사례로 돌파감염을 살펴보는 것은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이상징후를 보기 위함인데, 이는 추정사례 통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에 확정사례 통계는 별도로 분류해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습니다. 돌파감염 사례는 백신별로 얀센이 364건으로 가장 많았고 화이자가 145건, 아스트라제네카(AZ) 138건으로 나타났습니다. 백신접종 10만 건당 비율로는 얀센이 32명, AZ 백신이 14.1명, 화이자는 4.4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돌파감염 추정사례는 10만 건당 12명 꼴로 발생했습니다.
박 팀장은 얀센이 다른 백신보다 돌파감염 사례가 많이 보고된 것을 두고 "모니터링이나 다른 부분에서 분석이 필요한 측면은 있다"며 "(연령대 등) 백신접종 대상에 차이가 있다는 게 첫 번째로 다른 부분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코로나의 전파양상을 분석해보면 또래집단을 통한 전파가 가장 많고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있다"며 "얀센은 타 백신에 비해 젊은 연령층이 맞은 백신이고, 현재까지로는 국외 상황 등 딱히 비교할 만한 게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방역당국은 현재 접종이 진행되고 있는 백신들이 모두 초기 분석 당시 90% 이상 예방효과가 확인됐기 때문에 유의할 만한 특이점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지금은 (돌파감염이) 10만 접종건당 수로 볼 때 1% 미만 수준이다. 1~2% 정도 수준이 되면 이상징후라 볼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전체적으로 현재는 극히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설령 돌파감염이 된다 해도 백신접종 이후 코로나19에 확진된 환자들은 병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훨씬 낮다고 밝혔습니다.
박 팀장은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중증 이행률은 낮다. 저희가 그간 예방접종 효과에 대해 감염예방과 함께 설령 감염이 된다 해도 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된 비율이 낮다고 안내드린 바 있다"며 "중증 예방효과는 90%, 사망 예방효과는 100%"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오늘 설명드린 돌파감염 (추정사례) 647명 중 위·중증으로 진행된 경우는 4명"이라며 "사망자는 지금까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존슨앤존슨 자회사 얀센의 코로나19 백신이 화이자나 모더나에 비해 변이 바이러스에 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뉴욕대 그로스만 의대 연구진은 이같은 결과를 과학 논문 플랫폼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습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방식의 화이자, 모더나 백신이 아데노 바이러스 벡터(전달체) 방식의 얀센 백신보다 델타와 람다 변이에 더 방어력이 더 좋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맞은 17명과, 얀센 백신 접종자 10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에서 화이자·모더나 백신의 보통~중증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94~95%인 반면, 얀센 백신은 66.9%의 효과를 보였다고 '더 힐' 은 전했습니다. 이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를 거쳤거나 학술 저널에 실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뉴욕 타임스' 는 얀센과 비슷한 구조로 만들어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한 차례만 맞았을 때 델타 변이로 인한 증상에 효과가 33%에 그친다는 영국 공중보건국의 조사와 일치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화이자,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회 접종, 얀센은 1회 접종하도록 생산됐습니다.
연구를 수행한 바이러스 학자 나다니엘 란다우는 “우리가 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사람들이 얀센 백신을 맞아선 안 된다는 게 아니다”라며 얀센이나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한 차례 더 맞으면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뉴욕 타임스' 에 말했습니다. 그는 '폭스 뉴스' 에도 “세 가지 백신이 모두 좋다. 얀센 백신은 두번째 접종을 추가하면 훨씬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얀센 쪽은 대변인을 통해, 자사의 백신이 델타 변이에 강력한 효과가 있다는 자체 연구 결과와 배치된다고 반박했습니다. 얀센 백신은 1회만 맞아도 되도록 생산돼 코로나19 대처에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접종자들 가운데 혈전 부작용과 희귀 신경계 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 등의 사례가 보고됐습니다. 전파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델타 변이는 미국 코로나19 감염자의 8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