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30일 프랑스 주간 파리마치와 스페인 일간 엘 파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프랑스 파리에서 투병하다 26일 숨졌습니다. 전 세계 왕실 인사 중 우한코로나로 목숨을 잃은 첫 사례이며 향년 86세 였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의 동생인 식스토 엔리케 드 부르봉 파르마 왕자는 페이스북에 “(마리아 테레사 공주의) 영원한 휴식을 위해 기도를 부탁한다”고 적었습니다. CNN에 따르면 고령의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숨지기 열흘 전 건강에 이상이 생겼고 병세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합니다. 이후 그를 돌보던 간호사가 우한코로나를 전염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스페인 국왕 펠리페 6세와 사촌지간입니다. 그의 부친은 스페인 카를로스파의 후계자로서 스페인의 왕위 자리에 도전했던 프랑수아 자비에르 드 브루봉 파르마 공작입니다. 모친은 마들렌 드 부르봉 뷔셋 공작부인입니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6명의 자녀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프랑스 소르본대를 졸업했고 히스패닉 관련 연구로 소르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스페인 콤플루텐스 대학에서 정치사회학 박사 학위를 땄습니다. 콤플루텐스 대학에서는 헌법학을 가르쳤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왕실 내에서 붉은 공주라는 별명으로 불렸습니다. 스스로를 기독교 좌파이자 자율적 사회주의자로 규정하며 사회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했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테레사 공주는 이슬람·아랍 문화와 여권 신장에도 많은 관심을 쏟았습니다.
유럽 왕가 가운데 우한코로나로 사망한 것은 마리아 테레사 공주가 처음입니다. 이전 알베르 2세 모나코 국왕이 우한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고 영국 왕위 승계 1순위 찰스 왕세자도 우한코로나 양성판정을 받고 격리 생활을 하고있습니다.
한편, 유럽에서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최근 며칠 확산세가 둔화하고 있습니다. 이들 국가에서 코로나19 발병이 정점을 찍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31일 미 존스홉킨스대 시스템 사이언스-엔지니어링센터(CSSE)에 따르면 전날 하루 이탈리아에선 코로나19 환자가 4050명 늘어 총 10만1739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일일 증가 수로 지난 1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5일 내내 신규 확진 수는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이탈리아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26일 6203명, 27일 5909명, 28일 5974명, 29일 5217명이었습니다. 스페인도 비슷합니다. 26일부터 스페인 내 신규 확진자 수는 8271명, 7933명, 7516명, 6875명, 6549명으로 조금씩 감소하고 있습니다. 전체 확진자 수는 8만7956명입니다.
두 국가는 유럽 내 코로나19 창궐의 중심지로 꼽히고 사망자 수가 중국을 추월하는 등 전 세계의 우려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확산세가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거론되고 있습니다. 정부들이 전국을 대상으로 강력한 봉쇄 조치를 내리면서 그 효과를 보고 있다는 기대 섞인 분석입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피에르파올로 실레리 이탈리아 보건차관은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세 7~10일 내 정점을 찍은 뒤 감염자가 줄어들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클 라이언 긴급준비대응 사무차장도 "현재 감염 사례들은 2주 전 (코로나19에) 노출된 사례"라면서 "아마 안정화하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정점에) 거의 다 왔기를 매우 희망한다"고도 기대했습니다. 바이러스 잠복기에 들어가 증세를 나타나기까지는 최장 14일이 걸리는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즉 현재 최근까지 발병한 사례들은 길게는 2주 전 확산세가 가장 거셀 때 감염된 경우로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강력한 봉쇄 조치가 증가 수를 떨어트리는 데 한 몫 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탈리아 내에서도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큰 지역 북부 롬바르디아주 아틸리오 폰타나 지사는 정부의 외출 금지령과 모든 상점의 폐쇄 조치 등을 언급하며 "우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롬바르디아주에선 이탈리아 전체 확진자의 40%가 발생했습니다.
마리하 호세 시에라 스페인 질병통제국 대변인도 "이동 제한령이 시행되고 15∼25일에 평균 확진자 증가율이 매일 20% 정도였는데 25일 이후 12%로 줄었다"며 "기대했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3월 둘째 주부터 필수적인 외출을 제외한 모든 바깥활동을 금지했습니다. 다만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의심 증세를 보이는 환자들이 많이 적체돼있어 앞으로 검사 수를 늘리면 확진자가 다시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 입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실제 지난 6일간 이탈리아는 코로나19 검사를 역대 최소 규모로 진행했습니다.
또 의료진 감염도 심각한 상태입니다. 이탈리아 국립보건원은 이날 기준 의료 종사자 8956명이 코로나 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중 63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WHO도 "바이러스는 스스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검사와 격리, 추적 등 공격적인 조처를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실제로 양국 정부는 이동 제한을 다음달 중순까지 연장 조치했습니다. 이탈리아는 애초 3일로 예정했던 봉쇄 기한을 부활절(4월 12일)까지 연장하겠다고 했습니다. 스페인도 마찬가지로 부활절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실비오 브루사페로 이탈리아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 소장은 이동 통제를 완화하려면 신규 확진 사례가 '상당히' 줄어들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국가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수는 세계 1, 2위입니다. 이탈리아는 1만1591명, 스페인은 7716명 입니다. 치명률이 11%에 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