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구제역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천사 유튜버 유정호가 수십억을 사기친 혐의로 고소 당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습니다. 앞서, 유정호는 지난 5월 29일 입장문에서 본인이 카카오톡 오픈채팅 투자방에 초대되었고 수익율이 좋아 주변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투자해다가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게됐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구제역은 "사실이 아니다"고 저격하며 유정호 친 누나와 유정호의 전 소속사 대표의 통화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들의 녹취록에서는 "금송아지, 아린, 데일리라는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수십억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유정호는 도박 자금을 모으기 위해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은행 이자보다 높게 갚고, 금액을 올려 다시 빌리기를 반복했고, 총 15억 5천 만원에 이르는 금액을 전 소속사 대표가 모두 변제해 줬습니다.
하지만 유정호는 해당 사실을 알고 또 다시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이에 격분한 전 대표는 유정호의 누나와의 통화해서 도박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구제역은 "이 사건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유정호의 전 소속사다"라며 "소속사는 유정호를 믿고 선한영향력을 추구한다는 유정호의 가치에 공감하여 그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죄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17일 기자왕 김기자 유튜브 채널에는 '100만 유튜버 유정호 씨의 실체는 '탐욕'? 사기 의혹 전말 파헤쳤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이날 김기자는 "2020년 6월 혹은 7월 쯤 그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지인들에게 연락을 해서 '급전이 필요한데 여윳돈이 있으면 돈 좀 빌려달라'고 하기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기자는 "유정호가 영상에서는 힘든 모습을 보이고, B 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고, 댓글에서는 난리가 나는 등 이런 소동이 있었지만 지인들 사이에서는 돈 거래를 계속 하면서 믿음을 쌓아오고 있었다. '나한테 빌려주면 나는 제 때 갚아' 이런 믿음이다. 그리고 '이자도 조금 혹은 많게도 쳐줘' 이런 믿음을 쌓아오고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유정호는 (지인들에게) 지속적으로 돈을 빌려갔고 또 일부를 갚고 또 다시 빌려갔다. 이 과정이 매우 지저분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5천만원을 빌려갔다고 하면 그 중에 1500만원을 돌려준다. 만기쯤 가서는 '1500만원 미리 돌려주려고 무리하다가 내가 이번에 좀 힘들 것 같다. 3천만원만 더 빌려줘. 만기돼서 이자 쳐서 갚을게' 이렇게 말해서 6천 5백만원을 빌려간다"며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와 만기 날짜도 얼마 안 남았으니까 지인들은 돈을 빌려주게 된다. 이후에는 같은 방법으로 계속 돈을 빌려간다. 계산을 굉장히 복잡하게 만들었다고 한다"고 폭로했습니다.
김기자는 "A 씨는 (유정호가 가지고 있던) 화장품 회사 매출이 17억원이었기 때문에 제대로 하면 매출을 더 늘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채무를 변제해주고 웃돈까지 얹어주면서 화장품 회사를 인수를 한다"며 "그렇게 끝나는 줄 알았던 유씨와의 돈 관계는 다시 얽히게 된다. 유 씨는 A 씨에게 '내가 개인적으로 빌린 돈이 있는데 돈 해결을 안 하면 채무자들이 나를 고발하는 영상을 올린다고 한다. 나는 다 끝이다' 협박 아닌 협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국 A 씨는 자신의 모든 신용을 끌어다 채무를 해결해줬다. 이 돈이 5월 21일 지인들이 잠시 돈을 받은 그날이다. 자신의 모든 신용을 끌어서 15억원을 다 입금해준 거다. 사람들은 그 돈을 받고 '일찍 들어왔네' 생각했을 것"이라며 "그때 A 씨가 돈을 넣어주고 있을 때 유정호는 '사업자 계좌로 돈을 잘못 넣었다' 거짓말을 하면서 돈을 다시 빼갔다. 알고 보니 유정호는 이 돈을 도박 자금으로 탕진하고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자는 "결국 B사의 전 대표 A 씨는 껍데기뿐인 화장품 회사, 이미지가 훼손된 유튜브 채널 매입. 그 아무 의미없는 두 가지를 얹으면서 채무 변제를 포함해 약 50억 원의 빚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유 씨의 지인들은 일단 돈을 받았다가 다시 돌려준 거니까 그 빚이 아직 고스란히 있는 거다. 그게 5억원, 3억원, 1억원, 소액으로는 650만원까지. 여러 지인에게 빌려가고 갚지 않은 빚이 쌓여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유정호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투자단톡방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이후 글이 삭제되고 유정호의 채널에 있던 모든 영상도 비공개 처리됐습니다. 이후 그의 아내 배재은이 유정호가 정신병원 폐쇄병동에 가족들의 동의 하에 입원했다면서 유튜버 활동을 중단하겠다는 글을 남겨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그러나 유정호의 채널이 그가 몸담았던 베리 엔터테인먼트의 소유가 된 것에 이어 아내인 배재은의 유튜브 채널 '앙재은띠'의 채널명이 '못생긴정호띠'로 변경되어 유정호가 추후 복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도이 이어졌으나 현재 다시 앙재은띠으로 채널명이 변경됐습니다.
유정호 씨는 사기꾼을 응징하는 등 공익적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돈을 많이 빌려 간 사람이 사치를 부린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가 쫓아가 참교육 시켜주는 콘텐츠도 있었습니다. 유 씨는 유튜버로 활동하기 전 ‘웃긴대학’(웃대) 커뮤니티에서 선행과 봉사로 유명했고 유튜브로 옮겨와 명성이 더욱 커지며 100만 명 이상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유 씨는 유튜브나 커뮤니티 활동 외에도 화장품 사업으로 유명했습니다. 2014년부터 유 씨 어머니는 수제비누를 판매했습니다. 유 씨가 명성을 얻으면서 비누를 사서 인증 글을 올리면 베스트 글에 자주 선정됐습니다.
유 씨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수익 창출은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구독자들이 ‘제발 광고 좀 넣어달라’고 할 정도로 유튜브 수익을 외면했습니다. 그의 깨끗한 이미지 덕분에 사람들은 ‘선행을 하는데 광고도 받지 않는다’면서 그가 판매하는 화장품을 사줬습니다. 화장품 사업은 번창했고 유 씨는 고급 수입차나 슈퍼카를 몰기도 했습니다. 2020년 7월쯤 유 씨는 지인들에게 “급전이 필요한데 여윳돈이 있으면 좀 빌려달라”고 했다. 유 씨가 요구한 돈은 그 사람 형편에 맞는 정도였다. 박 아무개 씨에게는 3000만 원, 유 아무개 씨에게는 300만 원으로 시작했다. 유 씨는 급전이 필요한 이유로 “발주를 해야 하는데 돈이 부족하다”라거나 “자재를 사야 하는데 현금이 없다”라면서 며칠 만에 돌려주고 이자까지 쳐주겠다고 했습니다.
유 씨가 제안한 이자는 단기간 돌려주는 것에 비하면 꽤 큰 액수였습니다. 며칠 만에 5~10% 이자를 주기도 하고 한 달 만에 15% 이자를 주기도 했습니다. 유 씨는 이렇게 빌리고 다시 이자를 갚으면서 액수를 조금씩 늘려갔습니다. 앞서 피해자 유 씨는 “유정호 씨는 100만 유튜버인 데다 커뮤니티나 유튜브에서 선행의 아이콘으로 유명했다. 그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몇몇은 유 씨를 존경하는 마음에 이자를 안 받기도 했고, 일부는 이자를 받기 위해 돈을 빌려줬습니다. 한 유명 유튜버도 꽤 많은 이자를 받았다고 합니다.
유정호 씨는 지인들에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거액을 빌리고 일부 갚기를 반복했습니다. 지난 3월 유 씨는 B 엔터테인먼트에 합류한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충격을 준 얼마 뒤 갑작스럽게 이런 발표를 하자 구독자들은 동요했습니다. 논란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유 씨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유 씨가 오랫동안 선행을 베풀어 이미지가 너무 좋았기 때문입니다. 지인들 사이에서는 유 씨가 정신과 약 때문에 잠시 오해를 빚었을 뿐 착한 사람이라는 인식에는 변함이 없었습니다. 영상에서는 힘든 모습을 보였지만 유 씨는 지인들에게 돈을 빌리고 갚기를 반복하며 믿음을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유 씨는 ‘급전이 필요하다’, ‘세금 문제로 계좌에 돈을 넣어야 한다’라면서 지속해서 주변인들에게 손을 벌렸고 일부를 갚은 뒤 다시 빌려 갔다. 앞서 박 씨는 유 씨에게 처음 3000만 원을 빌려줬지만, 그 금액이 증액돼 나중에는 1억 5000만 원까지 늘어났습니다. 지난 4월 박 씨는 유 씨와 식사를 했다. 박 씨는 당시 식사 자리를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처음 밥 먹으면서 얘기를 듣는데 ‘내가 아는 유정호가 맞나’, ‘그 선행의 아이콘이 맞나’ 하는 의심이 들었다. 허세와 돈 욕심으로 가득 찼고 부를 과시하기 바빴다. 자기가 무슨 차를 타는지, 비서를 어떻게 대하는지 등을 얘기하는데 탐욕이 느껴졌다. ‘급전이 자주 필요하다면서 유튜브 광고는 왜 안 넣느냐’고 물으니, ‘유튜브 광고비는 얼마 안 한다. 광고 안 하면 깨끗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그러면 사람들이 화장품을 사준다. 미스트 그거 다 물이다. 화장품 하나 팔면 마진이 얼마인 줄 아느냐’는 둥 돈 얘기만 실컷 했다.”
4월 중순 B 엔터테인먼트가 유 씨 화장품 회사까지 인수하면서 구독자들은 어리둥절한 상황이 됐습니다. 2월 유 씨의 '자살 소동' 때 주문했던 회원들은 그때까지 화장품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유 씨는 ‘재고가 쌓여서 힘들다’며 구매를 유도해 놓고는 ‘화장품 용기 생산에 차질이 있다’며 배송 일정을 차일피일 연기했습니다. 결국 B 엔터 전 대표 A 씨는 껍데기뿐인 화장품 회사, 이미지가 훼손된 유튜브 채널 매입과 채무 변제를 포함해 약 50억 원의 빚이 생겼다. 유 씨 지인들은 5억 원, 3억 원, 1억 원, 소액으로는 650만 원 등의 돈을 빌려준 뒤 받지 못했다. 유 씨는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한 피해자는 “페이스북에 자신이 사기 피해자인 양 코스프레하면서 올려놓은 글을 보며 인간에 대한 혐오가 들었다. 그 때문에 선행한다는 인간들을 불신하게 됐다”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A 씨는 “유 씨의 지속적인 사기행각에 또 사고 치겠다 싶어서 정신병원 입원을 가족들에게 권유했습니다. 면밀하게 살펴보니 유 씨는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 사기 혐의로 고소해 법의 판단을 받게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유 씨 가족들은 “유 씨는 6월 14일 정신병원을 퇴원했지만, 대화 나누기는 어렵다”고 전했습니다. A 씨는 “이 사건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얻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추가 피해를 막고 남은 회사 직원들의 미래를 위해 유정호의 실체를 낱낱이 알리겠다. 지금까지 알려진 건 빙산의 일각이다”라고 전했습니다.